디자인은 감정의 언어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시각의 힘
하루쯤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바쁜 작업과 요청들로부터 잠시 멀어져,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 앉아
햇살이 창가를 스치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아주 작고 섬세한 사물 하나에도 감정이 깃들어 있는 걸 느끼게 됩니다.
풀잎의 흔들림, 창밖의 바람, 책상 위의 그림자—
이 모든 것이 어쩌면 디자인의 원형일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리듬, 질감, 그리고 빛의 흐름은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과 닮아 있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감각이고, 무언가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유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때론 붓을 들 용기도, 커서를 옮길 힘도 없어질 만큼
감정에 압도될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순간이 가장 ‘디자이너답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마음속 깊이 떠오른 이미지를 제대로 담아내고 싶다는 갈망—
그것이 결국 새로운 창작을 만들어냅니다.
디자인은 결국, 나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작업입니다.
그림 하나, 컬러 하나, 여백 하나조차 그날의 내 감정과 철학을 담는 도구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것이야말로 디자인이 가진 가장 위대한 힘 아닐까요?



